한국의 펠로우

송인수 펠로우

2018.03.12


PROBLEM

한국에는 “당신은 부모입니까? 아니면 학부모입니까?”라는 광고 카피가 있을 정도로, 한국 부모들의 높은 교육열은 이미 널리 알려져 왔습니다. 심지어 영어 유치원부터 시작해서, 국제중학교, 과학고/외고/자사고, 소위SKY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자녀 양육의 성공 지표처럼 인식되고 있습니다. 실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학력이 좋을수록 좋은 직장을 구하기 쉽다는데 동의할 정도 교육은 경제적 성취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상급 학교에 진학하는 소수의 학생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경쟁에서의 낙오,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열등감에 시달릴 수 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13-19세 한국 청소년 중 자살 충동을 겪어본 10명 중 4명은 성적, 진학 문제로 자살 충동을 느껴봤다고 대답한 통계청의 조사 결과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 학업 스트레스, 학업 노동에 시달리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뿐만 아니라 2013년 아동실태조사에 따르면 9세 이상 아동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는 60%(평균 80%)에 불과해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불안감을 이용해 사교육 업계는 급속도로 팽창했습니다. 그만큼 부모들이 체감하는 사교육비로 인한 재정적인 부담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3년 교육부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초·중·고등학교 사교육비 총액은 18.5조(한국 GDP 기준2%)입니다.

경쟁에 의해 촉발되는 불필요한 사교육 과열 현상 뒤에는 무너진 공교육 시스템이 있습니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그냥 학교만 다녀서는 좋은 대학에 갈 수도, 좋은 직장을 가질 수도 없을 것이라는 불안함을 느끼게 되면서, 사교육이 공교육을 보충하는 수준을 넘어서 대체해버린 것입니다. 공교육 자체도 입시 출제 범위가 공교육 커리큘럼 밖 내용을 포함하는 등 공정성을 지키려는 균형을 잃어버렸습니다. 결국에 공교육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없이는 현 교육 체계가 평등한 교육 기회를 잃은, ‘불공정한 경쟁’이 되어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시민들은 공교육 재건, 교육 개혁이라는 거대한 문제 앞에서 오히려 대항할 힘을 잃어버리기 쉽습니다. 문제가 복잡하고 클수록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에너지도 커야 하듯이, 학부모, 교사, 정책가, 교육 전문가, 기업 관계자들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이 모여서 힘을 합쳐 구조적인 변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협력의 기회가 없어 왔습니다. 교육계에서의 시민운동은 교원 운동, 학부모 운동, 전문가 운동 등으로 주로 전문가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교육 이슈들을 다루어왔으나 누구도 거대한 입시 경쟁의 문제는 정면으로 다룬 적이 없습니다. 이에 송인수 펠로우는 이해당사자들 전체를 하나의 판에 불러 모아 새로운 교육 시스템으로 움직일 수 있는 마스터 조직자(master organizer)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역사적으로도 한국은 중대한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시험을 위해서만 공부해서 좋은 성적을 받는 사람을 인재라고 여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기주도성, 인성, 창의력, 문제해결능력과 같이, 성적만으로는 표현되지 않는 인재의 다양한 자질들이 점점 더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공교육 부실화와 대학 서열화, 채용 시장에서의 학벌 관행들과 같은 낡은 제도를 거스르는 새로운 교육 변혁이 필요합니다. 

 

NEW IDEA

고속 경제 성장 시대를 달려온 한국 사회에서는 경쟁에서 뒤처질 지 모른다는 불안이라는 요소가 사람들의 의식과 제도의 뼛속까지 자리잡고 있습니다. 특히 입시의 경우 ‘불안’으로 시작된 사교육 열풍이 결국 공교육의 자리를 밀어내면서 가계 재정 부담, 학습 노예가 된 아이들과 같이 전 사회적인 비용과 고통이 큽니다. 이에 교육 개혁가인 송인수 펠로우는 공교육이 제자리를 찾아 공정한 교육 시스템을 회복시킬 힘을 시민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비전을 제시합니다. 이전에는 사교육 문제를 ‘시민운동’의 영역으로 보는 시각이 없었습니다. 사교육 과열은 개인의 이기적 선택의 폐단으로만 여겨져 왔고, 그 배경에는 공교육 부실화와 채용 시장에서의 학벌 관행이라는 개인이 손대기 어려운 너무나도 거대한 사회 구조적인 요인들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기존의 교육 전문가, 정책가 주도의 소위 '시민 없는 시민운동'을 탈피하고 대한민국의 절반인 학부모를 포함한 일반 시민들이 주도하는 새로운 풀뿌리 시민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송인수 펠로우는 기존의 관점에서 ‘사교육의 피해자’ 혹은 ‘사교육의 가해자’라는 프레임으로만 보여지던 학부모를 교육 문제 해결의 주체로서 새롭게 정체성을 부여했습니다. 따라서 그는 누구나 피부로 와 닿는 문제로 여길 수 있는 ‘사교육’ 문제를 시민운동 참여의 지렛대로 삼았습니다. 2022년까지 사교육비 제로, 학업 고통으로 자살하는 학생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참신한 목표를 가지고, 그는 학부모들을 일깨워 그들이 자신 속에 있는 잘못된 입시경쟁의 낡은 의식을 없애고 동시에 자신의 낡은 의식과 호응되는 낡은 입시경쟁 제도나 대학 서열체제 및 학벌 중심의 채용 관행을 고치는 일에 세력으로 나서도록 합니다. 이를 위해, 그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설립해 지식 공유 플랫폼이자 네트워크의 허브 역할을 하도록 함으로써 일반 시민들도 교육 개혁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각개전투를 하던 학부모와 이해관계자들이 이제는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는 사실을 인정하고 새로운 교육 시스템을 함께 상상하고 의견을 교환하며 협력하게 된 것입니다. 그는 학부모, 교사, 사교육업자, 교육 정책가, 언론인 등 이 각자의 위치에서 분명한 역할을 감당하도록 머리를 맞대어 해결책들을 의논하도록 했습니다. 모든 강연 모임은 온라인으로도 공개되어 전국적인 참여를 도모했습니다. 또한 회원 중심의 모임들이 각 지역별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40개의 지역 네트워크로 분화되었습니다.

한국 사회의 교육 개혁에 대한 절실한 요구에 부응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전국적인 지지를 발판 삼아 3700명의 후원 회원으로부터 연간 13억 규모의 예산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반 시민들로 구성된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끊임없는 입법 청원 운동과 정부 정책 개선 운동을 해왔으며 현재까지 2009년 외고와 특목고 입시 방식의 문제점을 해결해 사교육비 2조원을 경감시키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습니다. 또한 선행교육 금지법 제정운동을 전개해 초·중·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도록 하기 위하여 교육관련기관의 선행교육 및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행위를 규제하는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이 2014년 국회에서 최종적으로 통과되는 성과를 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제도의 변화와 동시에 학교 현장에 직접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시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17개의 시도교육청을 대상으로 ‘줄 세우기’라는 입시 경쟁을 부추기는 잘못된 학교 관행 철폐와 성숙한 교육 환경을 조성하도록 설득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그는 강원도와 전라북도 교육청과 함께 업무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지역 학교들을 새로운 전달 체계로 삼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영향력을 흘려 보내고자 합니다.